요즘 개발 - 10분 완성 목업
바이브 코딩, 에이전틱 코딩이 일상화된 이곳. 그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 있었다.
이곳에서 교육생은 총 3번의 프로젝트를 한다. 초반에 가장 큰 고민은 “뭘 만들까”를 정하는 것, 기획이다. 그리고 백지 상태에서 뭘 정하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가끔 내가 생각하고 있던 걸 얘기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어려워하는 팀이 있어서 넌지시 던져주었다. “이런 건 어떨까요? 설명 설명…”
10분 완성 목업
그리고 한 10분이나 됐을까. 한 교육생 뒤에 팀원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고 나를 부른다.
팀 : “컨설턴트님 저희 목업 완성됐습니다.”
나 : “머.. 머머라고?”
자리로 가봤다. 그리고 놀랐다. 내가 얘기했던 것이 거기 있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은 컨셉의 디자인과 함께. 겨우 랜딩 페이지이긴 했지만 진짜로 만든다고 하면 거기에 있어야 할 것들이 정확하게 들어 있었다. 흔히 말하는 목업의 수준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코딩 에이전트가 만든 것이다. 하지만 떠오른지 30분 정도된 아이디어를, 10분 전에 얘기를 듣고 바로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교육생 입장에서는 10분 전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한 걸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예전에는 못해도 1-2일 정도 팀원들이 매달려야 가능했을 작업이다. 그것도 정말 목업(스케치 수준의)으로.. 거기에 디자인도 정하고 붙이려면 일주일이 훅 갔다.
그럼 순식간에 목업이 완성됐으니, 그걸 바탕으로 이제 하나씩 확장하면 될까? 개발을 시작하면 될까?
왜 다시 돌아갈까?
아니다. 그 뒤로 이어진 것은 아주 긴 회의였다.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몇 시간씩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왜 자동차(에이전틱 코딩)를 타고 달리다 말고 다시 자전거(예전 방식)로 돌아가는걸까?
나중에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조금 여유가 있을 때 목업 작업을 진행한 팀원과 얘기를 나눴다.
나 : “그때 목업 만들었던 것 있잖아. 목업이 있으면 거기서 기능을 붙여나가도 될 것 같은데 그건 아직 어렵나 아무래도?”
팀원 : “혼자 하는 프로젝트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팀으로 하다 보니까 생각도 맞춰야 하고 실제로 개발하려면 뒤에 연결할 것도 많아지잖아요. 아무래도 복잡해지니 기반을 제대로 다지려면 얘기를 많이 해야하는 것 같아요.”
변한 것, 변하지 않은 것
AI로 인해 좋아진 부분이 있다. 바뀐 부분도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것, 그리고 결과물을 판단하는 것, 함께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생각을 맞추는 것이 그것이다. 이건 앞으로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