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스터디 회고
지난 여름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코치와 컨설턴트 총 18명이 함께 스터디를 했다. 짧게 회고를 남겨본다.
뭘 했다고?
SSAFY에서 함께하고 있는 동료 컨설턴트, 코치들 총 18명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스터디를 했다. 책은 ‘다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책만, 2026년)이다. 18명은 내가 주도한 스터디 중에는 가장 큰 규모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즉흥적으로 ‘같이 책 볼래요?’ 했던 게 열정 넘치는 코치들을 만나 들불처럼 타올랐다. 스터디 포맷은 클래식(?)한 개발자 스터디였다. 교재로 삼을 책 한권, 그리고 사람들.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운 스터디였다.
왜 했나?
새 기수가 시작되면 새로운 얼굴들을 만난다. 교육생들 뿐만 아니라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코치들도 새로 만나게 된다. 얼마 전까지 교육생이었고 본인의 취업도 신경써야함에도 헌신적으로 일하는 코치들을 자주 만난다. 내가 어려워 하는 일을 도와줄 때도 많이 있어서 그들에게 빚진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코치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만한 게 없을까? 고민을 하고 있었고 때마침 ‘다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책이 나왔다. 책의 부제는 ‘AI 시대에도 결코 대체되지 않을 개발자의 기본 역량과 생존법’. AI로 인해 존재론적 고민에 빠진 개발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있을 것 같았다. 이 고민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개발자를 꿈꾸는 우리 교육생들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서, 그리고 스터디를 시작하며 기대한 것은 다음과 같다.
- 코치들이 시니어 엔지니어의 사고방식을 배운다.
- 이를 통해 면접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된다.
- AI 시대에 걸맞는, 한 레벨 높은 수준의 업무를 하게 된다.
또한 나로서도 다른 많은 개발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고민 - ‘AI가 개발을 이렇게 잘 하는데 난 뭘 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다.
어땠나?
우선 책은 꽤 좋았다. 개발자를, 좀 더 나아가서 엔지니어링을 적용하고자 하는 주니어에게 추천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엔지니어의 업무방식, 사고방식, 그들이 추구하는 것,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모범 사례들을 있는대로(?) 욱여넣었다. 그걸 한 권의 책에 디테일하게 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압축률이 매우 높다. 어찌보면 18개 장 각각이 한 권의 책이 될만한 내용들이다. 덕분에 요약/발표 방식으로 진행한 이번 스터디에서 애를 많이 먹었다. 정해진 시간을 넘겨서야 마치는 게 일상처럼 벌어졌다.
스터디는 각자 맡은 부분을 읽고 요약/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것만으로는 재미없을 것 같아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추가했다.
- 이 내용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요? - 면접 질문으로, 자소서에, etc
- 함께 생각해보고 논의할 부분은 어떤 게 있었나요?
한 마디로 함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이게 이번 스터디에서 가장 가치있는 부분이었다. 책의 내용에서 궁금했던 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를 얘기 나눴다. 정해진 시간 때문에 많은 얘기를 나누긴 힘들었지만 나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다. 스터디를 마치고 함께 회고할 때 나왔던 많은 의견이 ‘나도 얘기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어요’였다.
개인적으로는 동료 컨설턴트와 코치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소소하게는 간단한 기능 같은 것(노션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어??)부터 AI 활용법(GPT로 일관성 있는 캐릭터 만들기), 깊게는 실수와 실패 사례 그리고 거기서 배운 점도 같은 것들이 있었다. 코치들의 능력과 태도도 배울 점이 많았다. 배우고 나누려는 자세, 과하게(?) 열심히 스터디를 준비하는 열정 같은 것이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압축되어 있어 어려운 부분도 많았을텐데 참 열심히도 준비해줬다.
마지막으로는 강제력의 힘이다. 스터디를 시작하고 주도한 사람으로서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게 발동했다. 그래서 어떻게라도 책을 모두 읽고 한 마디라도 좋은 얘기를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강제력 덕분에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6주라는 짧은 기간동안 완독할 수 있었다.
회고
6주간의 스터디가 끝나고 나서 많이 들은 얘기는 ‘또 해요’였다. 시간 관계상 한 번으로 마무리를 했지만 한 기수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컨설턴트/코치들과 함께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교육생들과 스터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으로 하거나 자격증 준비를 함께 하거나.
면접을 다녀오거나 취업을 한 코치들이 해준 얘기도 꽤 보람을 느끼게 했다. ‘저희 지난 주 했던 내용, 면접에서 그대로 물어봤어요.’, ‘취업하는 데 스터디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스터디를 기회로 알게 된 코치들이 많아진 점도 좋았다.
아쉬운 얘기도 좀 있었다. 전국에 떨어진 코치들이 함께 참여하다 보니 화상 미팅으로 했는데 오프라인으로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책의 많은 분량과 이곳의 정해진 스케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주 빠르게 진행을 했는데 이것도 좀 아쉬운 부분이다. 다음에 또 한다면 좀 여유있게, 소통을 많이 하는 방식으로 해보고 싶다.
마치며
AI로 인해 ‘학습의 가치’가 평가절하 되고 있다. 이 시대에 뭘 공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마법의 기계에 주문을 외우면 답이 나오는데 말이다. 하지만 기계 학습에 많은 입력이 필요하듯, 사람도 좋은 입력이 있어야 좋은 출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책을 읽는 것은, 공부하는 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여럿이 함께 하면 더 좋다.
끝으로 바쁜 와중에도 스터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코치들의 취업에 건승을 빈다. 스터디에서 배운 것들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좋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성장하길 빈다.